후지필름 X시리즈를 위한 최고 성능의 XF16mmF1.4 R WR렌즈!

[리뷰] 후지필름 XF16mmF1.4 R WR

최근 몇 년간만 따져보면 후지필름은 디지털 카메라 전 브랜드를 통틀어 가장 활발히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만 해도 고성능 표준 줌렌즈를 발표했고 2016년까지 광각과 망원용 단렌즈와 초망원 줌렌즈를 선보일 계획이다. 

후지필름은 2015년 상반기가 끝날 무렵 XF16mmF1.4 R WR 렌즈를 국내 출시했다. XF14mmF2.8을 제외하면 가장 화각이 넓은 단렌즈이며 F1.4의 밝은 조리개와 방진방습 기능까지 갖춘 고성능 렌즈이다.

X 시리즈 전용 XF 렌즈군은 모두 금속 소재로 클래식하고 우아한, 완성도 높은 디자인이 소유욕을 자극한다. XF16mm 역시 초점링, 조리개링이 마치 금속 공예 제품처럼 기계적이지만 부드럽게 작동하면서 조작감까지 완벽히 잡았다. 초점링을 밀거나 당겨 즉시 수동 초점을 조작할 수 있으며, 이때 나타나는 거리계를 보며 마치 필름 카메라처럼 스냅촬영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11군 13매에 2장의 비구면 렌즈, 2장의 ED 렌즈로 고급 렌즈다운 구성이다. 9장의 조리개 날은 동그랗고 아름다운 보케를 만들어 낸다. 16-55mmF2.8부터 적용한 Nano-GI 코팅도 적용됐다. 

f/5.6 1/1300 sec ISO400. 35mm 환산 24mm 광각은 일상을 스케치하기 적합한 화각이다.

35mm 환산 24mm로 풍경과 인물, 일상 스케치 등 다양한 분야에 전천후로 활용 가능한 화각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초점 거리다. 이미지 센서로부터 15cm로 렌즈 끝부터 따지면 5cm가 채 되지 않아서 피사체에 경통 그림자가 생길 정도까지 붙여서 촬영할 수 있다. 시중에 출시된 광각 렌즈 중 가장 초점 거리가 짧은 축에 속한다. 이를 활용하면 극단적인 구도와 각도로 연출이 가능하다.

f/5.0 1/640sec ISO400. 밝기 차이가 나는 대상을 촬영해도 비네팅을 찾아볼 수 없고 해상도가 대단히 뛰어나다.

광각 렌즈 촬영 시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 왜곡과 비네팅이다. 후지필름은 이미 자체 LMO 기능으로 왜곡을 극도로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 16mm에 와서는 그 수준을 더 높였다. 극단적인 부각이나 앙각 촬영만 아니라면 풍경에 인물을 녹여서 담아내기에 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사진 주변부에 광량 저하가 발생하는 비네팅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 놀랍다. 이는 접사 촬영 시에도 마찬가지다. 플레어나 고스트 등 사진 촬영에 방해가 되는 여러 요소를 아주 완벽히 억제한다.

f/1.4 1/500 sec ISO400. 밝은 조리개는 저조도 촬영 시 셔터 속도 확보에 크게 유리하다.

f/1.4 1/17 sec ISO3200. 9개의 조리개날은 원형의 아름다운 보케를 만들어 낸다.

최대 개방 시에도 아주 뛰어난 선명도를 유지하며 초점도 매우 정확하다. 공식 사양에는 0.11초로 나와 있으며 실제 써보면 셔터를 누름과 동시에 초점이 잡히는 느낌이다. 초점이 잡히는 동안에는 기계음이 전혀 들리지 않고, 무척 부드럽게 작동한다. 후지필름이 얼마 전 AF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펌웨어를 발표한 뒤라 지금껏 테스트해 본 후지필름 렌즈 중 가장 빠르고 정확했다. 

f/2.5 1/40 sec ISO1600. 초점거리 15cm로 렌즈 그림자가 비출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촬영할 수 있다.

짧은 길이에 가벼운 무게(375g)로 휴대가 편하다. X-T1은 물론이고 새로 출시될 X-T10같이 크기가 작은 바디와도 잘 어울린다.

선택에 유일한 걸림돌은 100만 원이 넘는 가격. 그렇지만, 사진을 전문적으로 찍거나, 초점거리가 짧은 고성능 광각렌즈를 찾던 X 시리즈 사용자에게는 적극 추천한다. 덧붙이자면, 주위의 이목을 끄는 커다란 DSLR 카메라와 렌즈 대신 X 시리즈와 XF16mmF1.4의 조합이 편안하게 일상을 스케치하거나 블로그용 사진을 촬영하는 데 용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