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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후지필름 X-T1의 소형화 버전.... X-T10 리뷰!

[리뷰] 후지필름 X-T10

후지필름이 올 봄의 끝자락에 선보인 신제품은 다소 의외였지만, 후지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X-T10은 X 시리즈의 플래그십 모델인 X-T1을 소형화한 버전으로 하드웨어 성능이 극히 일부를 제외하곤 완전히 똑같다. 

보통 작고 귀여운 마이너한 버전으로 매출 증대를 노리는 타 브랜드와는 전혀 가는 길이 다르다. 그저 휴대성을 강화해 평소에 늘 지니고 다니면서 사진을 찍기 편하게 만들었을 뿐이다. 성능만 놓고 보면 최근 발표된 4.0 버전을 기본 탑재하고 있어 AF 성능은 X 시리즈 중 가장 출중하다(펌웨어 업그레이드를 거치면 X-T1의 AF 성능도 X-T10 급이 된다). 가격 하락 요인이 없어서인지 국내 출시가도 99만9천원으로 만만치 않다.


	후지필름 X-T10

X-T1처럼 1600만 화소에 최고 성능의 전자식 뷰파인더도 그대로다. LCD 화소수는 약간 줄었지만, 차이가 눈으로 드러날 정도는 아니다. 마그네슘 소재 바디로 강성도 뛰어나고 적당한 무게감(381g)에 클래식하며 우아한 디자인은 좋은 만년필마냥 소유욕을 자극한다.


	후지필름 X-T10

	후지필름 X-T10

가장 크게 변한 점은 조작 환경이다. ISO 대신 모드 다이얼이 생겼다. S, CL, CH를 비롯해 파노라마까지 일반적으로 보급형 모델처럼 사용이 쉽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오른편 상단에 셔터 속도 다이얼 밑에는 측광 다이얼 대신 자동 모드 레버가 생겼다. 이 레버를 AUTO 쪽으로 당기면 자동 장면 모드가 활성화돼 초보자도 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팝업 플래시도 탑재했다. 왼편 모드 다이얼 밑에 레버를 당기면 플래시가 튀어 오른다. X-T10의 설계에서 유일하게 거슬리는 부분이다.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레버를 플래시 기능에 사용한 점은 동의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근래 새로 출시된 16mm F1.4 렌즈처럼 크기가 큰 렌즈를 사용할 때는 경통 때문에 그림자가 생긴다. 플래시 기능 자체는 탁월하지만, 높이의 한계 때문에 27mm 같은 팬케익 스타일 단렌즈에 사용할 수밖에 없다. 

	작아졌지만 성능은 그대로, 휴대성 강화한 X 시리즈의 또 다른 플래그십

여기서 다시 한 번 후지필름이 생각한 X-T10의 정체성을 유추해 볼 수 있다. 10-24mm나 14mm같은 큰 렌즈 대신 작고 가벼운 단렌즈와 함께 늘 지니고 다니면서 일상을 스케치하거나 X-T1의 보조용으로 활용하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국내 출시된 18-55mm 킷은 의아한 선택이다. 더 가볍고 잘 어울리는 XC 16-50mm 렌즈(은색 바디에 은색 렌즈는 남녀노소 호불호가 없는 디자인이다)가 있는데 왜 검은색 밖에 없는 고성능 렌즈를 고집했는지 모를 일이다. 가격도 훨씬 저렴하고 가벼우며, 웹용이나 일상 스케치에는 충분한 화질인데 말이다. 


	X-T10 샘플사진
후지필름의 뛰어난 고감도 성능은 X-T10에서도 그대로다. 저조도 AF는 눈에 띄게 향상됐다.

	X-T10 샘플사진
지금껏 출시된 X 시리즈 중 가장 빠르고 정확한 얼굴인식 AF 성능을 갖췄다. 그야말로 '순식간에' 촬영이 이루어진다.

X-T1과 하드웨어 성능은 동일하다고 했지만(공개된 스펙 상으로도 그렇다), 체감 성능은 분명 한 수 위다. 특히 AF 기능과 속도가 후지필름 제품인가 싶을 정도로 확연히 나아졌다. 얼굴인식의 경우 어느 각도에서나 빠르고 정확하며, 눈 인식 모드가 추가되어 16mm F1.4 렌즈처럼 심도가 극히 얕은 렌즈를 사용할 때 활용도가 무척 높다. 또 와이드 앵글을 촬영할 때, 거리를 스케치할 때,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를 찍을 때 개선된 AF 성능이 빛을 발한다. AF 트래킹이나 그룹 AF 성능만 놓고 보면 니콘 DSLR 중급기 수준이다. 


	X-T10 샘플사진
크기가 작고 무게가 가벼운 X-T10은 여행지 스냅 사진을 찍는데 최적의 카메라다.

분명 작아졌지만, 큰 줌렌즈나 단렌즈를 쓰기에 어색하진 않다. 단렌즈의 경우엔 오히려 작은 바디가 주는 효용이 상당하다. 작은 가방에 휴대하기 편하고, 조작도 편하다. 방진방습이 안 되는 점은 아쉽지만, 사막이나 초원을 몇날며칠씩 여행하는 게 아니라면 여행 시 동반하기 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