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 필름의 스냅 촬영용 후지논 XF35mm F/2 렌즈 리뷰!

후지필름 후지논 XF35mm F/2 렌즈 리뷰

거리 사진사에게 있어 50mm 렌즈는 가장 기본이 되는, 가장 많이 사용하는 화각이다. 역동적인 거리의 모습이나 사람들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스케치하기 적당하다. 때문에 50mm 렌즈는 각 브랜드를 대표하는 모델인 경우가 많다.

후지논 XF35mm F/2 렌즈.

후지필름은 올 가을 막바지에 35mm F/2 렌즈(환산화각 50mm)를 출시했다. 정확한 모델명은 후지논 XF 35mm f/2 R WR이다. 자사의 X 시리즈 카메라를 위한 X 마운트 렌즈로 방진방수를 지원하는 고급 모델이다. 

후지필름은 이미 35mm F/1.4 렌즈를 출시한바 있다. 밝은 조리개 덕분에 구경이 크고 무거워 X-T1, X-Pro1 등과 잘 어울린다. 35mm F/2는 한 손에 쏙 들어올 만큼 작고 앙증맞은 크기로 무게도 가볍다. X-T1보다는 크기가 작은 X-T10과 잘 어울린다. 줌렌즈나 크기가 큰 단렌즈 보다는 훨씬 더 필름 카메라같은 풍모가 느껴진다.

35mm F/2는 금속 재질로 고급스런 마감은 기존 후지논 XF 렌즈와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조작감은 많이 달려졌다. 특히 조리개링은 돌아가는 간격이 더 여유 있으면서 스탑별로 걸리는 느낌이 확실하다. 더 '기계적'이라고 할까, 아무튼 조작감을 극대화하기 위한 변경이라는 생각이 든다. 렌즈의 외형과 성능뿐 아니라 조작감까지 변화를 준 시도에 후지필름의 남다른 카메라 사랑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있으나 없으나 별 차이가 없어 보이는 기본 후드는 필터를 끼듯이 렌즈 앞쪽에 돌려서 체결하는 방식이다. 후지필름에 확인해 보니 전용 철제 후드가 곧 출시될 예정이라고 하니 참고 기다려보자. 

35mm F/2는 후지논 렌즈다운 높은 수준의 화질을 보여준다. 최대 개방 시에도 선명하면서 자연스러운 배경 흐림과 아름다운 보케를 확인할 수 있다. AF 속도도 빠르다.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과 풍경을 놓치지 않고 담아내려면 빠른 AF는 필수다. 기존 후지논 단렌즈와 비교해 보면 확연히 빠르고 정확하다. 

XF 35mm F/2는 테이블에 마주 앉아 사진을 찍기 보다는 한 걸음 더 물러나야 자연스러운 사진을 얻을 수 있다. 길 건너편을 겨냥하면 사람과 풍경을 사각형 액자에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다. 번들렌즈만 쓰던 초보 사진사라면 낯선 화각에 당황할 수 있지만, 친숙해지면 그 어떤 렌즈보다 많이 쓰게 된다. 
X-T10과 35mm의 조합은 아주 만족스럽다. 색 대비가 조금은 강하게 느껴지지만 피사체를 비추는 빛의 질감까지 정교하게 표현하는 덕에 사진에 강한 생명력을 불어 넣는다. F/1.4까지는 아니지만 F/2만 되도 피사체와 배경을 충분히 분리해 내기 때문에 프로필 사진에도 적합하다. 

크기가 작아 휴대가 편하고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음식 사진을 자주 찍는다면 커다란 후드가 달린 DSLR을 꺼내서 괜히 주목받지 않아도 된다. WR의 장점도 무시할 수 없다. 도시는, 혹은 자연은 비가 올 때 더 빛나는 사진을 허락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X-T1과 함께 사용하면 비가 오는 중에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고급 렌즈지만 49만 9천 원으로 가격도 매력적이다. X-T10과 함께 써 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