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참고자료

인물 사진을 위한 후지 필름의 고급렌즈 XF90mmF2 R LM WR!

리뷰] 후지필름 XF90mmF2 R LM WR

후지 카메라 애호가라면 누구라도 기다려왔을 렌즈가 드디어 출시됐다. 주로 인물용으로 사용하는 90mm 렌즈다. 정식 명칭은 XF90mmF2 R LM WR로 방진방수를 지원하는 고급 렌즈다. 35mm환산 135mm에 달하며 조리개는 f2로 준망원 렌즈 중에는 최상급이다.

	드디어 출시된 후지 카메라를 위한 고급 인물 렌즈

후지필름은 이미 56mm f1.2라는 경이적인 수치의 렌즈를 출시한 바 있다. f2라는 조리개 수치도 대단한 수준이다. 타사 90mm 렌즈들이 f2.8에서 멈춘 경우가 많은데 한 스탑 더 밝은 조리개를 구현해 활용도가 높다. 성능에 비해 착한 가격(100만 원대 초반)은 무척 매력적이다.

	드디어 출시된 후지 카메라를 위한 고급 인물 렌즈

미러리스 카메라는 숙명적으로 조리개가 밝으면 크기가 커진다. 이 렌즈는 이 필연적인 단점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내고 싶다. 직경이 75mm에 길이가 105mm에 불과하다. 성인 남성이 손에 쥐면 한 손에 들어올 만 한 정도다. 필터 직경도 62mm로 작고 무게는 고작 540g이다. 인물용 준망원 렌즈가 이렇게나 작다는 점은 많은 스트리트 포토그래퍼들에게 축복 같은 일이다. 그간 사용해온 커다랗고 무거운 DSLR 렌즈들을 떠올려 보라!

	드디어 출시된 후지 카메라를 위한 고급 인물 렌즈
	드디어 출시된 후지 카메라를 위한 고급 인물 렌즈

고급 렌즈답게 8군 11매에 3개의 저분산 렌즈로 구성됐다. 최소 초점 거리는 60cm다. 조리개는 1/3EV씩 총 19스탑으로 조절할 수 있다.

이전의 XF 렌즈들과 마찬가지로 전체가 금속 재질에 기계적이고 고급스런 외관이 인상적이다. X-T1과 결합하면 이게 과연 90mm 렌즈인가 싶을 만큼 작다. 올 봄 선보인 X-T10과도 잘 어울릴 듯하다. 기본 제공되는 전용 후드는 길이가 무려 11.43cm에 달한다. 렌즈의 2/3에 해당하는 크기로 후지 브랜드만의 화질에 대한 집착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f/2.0  1/4000sec  ISO400. 조리개를 최대 개방하고 꽃 수술 부분에 초점을 맞추면 둘러쌓고 있는 꽃잎부터 흐려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f/2.0 1/4000sec ISO400. 조리개를 최대 개방하고 꽃 수술 부분에 초점을 맞추면 둘러쌓고 있는 꽃잎부터 흐려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드디어 출시된 후지 카메라를 위한 고급 인물 렌즈

비교적 짧은 초점 거리로 인해 간이 접사 능력은 무척 준수한 편이다. 꽃이나 곤충을 1m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선명하게 담아낼 수 있다. 단, 손떨림 보정 기능이 없어 셔터속도가 1/100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 삼각대나 모노포드가 꼭 필요하다. 미세한 편이지만 셔터를 누를 때마다 렌즈 끝에 떨림이 느껴지는 탓이다.

	f/2.8  1/500sec  ISO1600  원본크롭.  최단 초점 거리가 비교적 짧고 AF가 빨라 간이 접사 성능이 훌륭하다.
f/2.8 1/500sec ISO1600 원본크롭. 최단 초점 거리가 비교적 짧고 AF가 빨라 간이 접사 성능이 훌륭하다.

여담이지만 후지필름의 고집(?), 혹은 장인정신이 국내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자못 궁금하다. 고급 표준줌 렌즈 16-55 f2.8 WR에 손떨림 보정 기능이 빠졌을 때만 해도 화질에 대한 자신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조리개 f2짜리 준망원 렌즈에서까지 뺏어야 했는지는 의문이다.

	f/2.8  1/125sec  ISO400.  배경 압축과 흐림 효과가 뛰어나 사진을 매우 입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f/2.8 1/125sec ISO400. 배경 압축과 흐림 효과가 뛰어나 사진을 매우 입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그렇지만 역시나 화질이 답이다. 최대 개방 시에도 눈으로 보는 것처럼 경계가 분명하고 묘사가 자연스럽다. 선명도가 칼 같아서가 아니라 빛과 그림자, 색의 경계를 이루는 지점들이 부드럽고, 아름답게 이어진다. 타 브랜드와 분명히 차이를 보이는 지점이 이러한 묘사 능력이다. 어떤 피사체를 찍던 그림처럼 만들어 내는 능력이 있다.


	후지 XF90mmF2.0
f/2.0 1/900sec ISO200.

	후지 XF90mmF2.0
f/2.8 1/640sec ISO400. 35mm 환산 135mm 화각은 편안한 거리에서 인물 전신 사진을 찍기에 최적이다.

56mm f1.2 렌즈와 비슷한 가격을 형성하고 있어 선택에 고민이 생길 수 있다. 56mm는 조리개는 밝긴 해도 인물 사진을 찍어보면 원거리에서 배경과 인물을 완전히 분리해 내는데 약간의 아쉬움이 있다. 가까운 거리에서 상반신 위주의 프로필이라면 56mm를, 전신사진을 찍거나 4~5m 내외에서 자연스러운 스케치를 담으려면 90mm가 적합하다.